이해진·최수연, 돈 구하러 캐나다로 간다 — 네이버 AI 팩토리, 자금줄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늘 하루는 코스피가 오늘 -4.46%로 크게 밀렸습니다. 상승한 종목은 97개뿐이고, 799개가 떨어졌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대장주도 함께 -4%대로 빠질 만큼, 시장 전체가 흔들린 하루였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네이버는 -2.16%(185,900원)로 마감했습니다. 코스피가 빠진 만큼의 절반도 안 되는 낙폭입니다. 장중에는 외국인이 파는 쪽에 서 있었는데, 마감으로 갈수록 외국인과 기관 모두 사는 쪽으로 돌아섰습니다. 다만 거래량은 평소보다 훨씬 적어서, 오늘의 흐름을 너무 크게 해석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오늘 하락은 네이버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전체가 함께 흔들린 날이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시황이 요즘 전체적으로 암울합니다만, 오늘은 훨씬 눈여겨볼 만한 소식이 있었습니다.

이해진, 최수연이 캐나다로 가는 이유

네이버를 만든 이해진 의장과 최수연 대표가 이번 주 초,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브룩필드'라는 회사를 찾아갑니다. 여기에 돈 관리를 총괄하는 김희철 최고재무책임자(CFO)까지 함께 갑니다.

돈을 다루는 책임자가 같이 간다는 건, 그냥 인사하러 가는 자리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문이 조 단위 투자를 놓고 마지막 조율을 하는 자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브룩필드는 어떤 회사일까요. 캐나다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투자 회사로, 굴리는 돈이 1조 달러가 넘습니다. 도로, 발전소, 데이터센터 같은 큰 시설에 돈을 대는 게 주된 일입니다. 이미 작년 11월에는 엔비디아, 쿠웨이트 국부펀드와 손잡고 최대 1,000억 달러(우리 돈으로 약 146조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기도 했습니다.

왜 지금 돈이 필요할까

네이버는 지금 'AI 팩토리'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GPU 서버, 데이터센터, 전기와 냉각 설비까지 다 갖춰서, AI를 대량으로 돌릴 수 있는 시설을 짓는 계획입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증권가 계산으로는, 발전소 하나 규모(1기가와트급) AI 팩토리를 지으려면 75조에서 90조원 정도가 듭니다. 그런데 네이버가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은 8조원 정도입니다. 자기 돈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셈입니다. 더구나 네이버는 2028년까지 200MW AI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이번 브룩필드 만남이, 지분을 파는 방식보다는 프로젝트 자체에 함께 돈을 대는 방식(공동 출자나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네이버는 회사 돈을 다 쏟아붓지 않고도 큰 시설을 지을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입니다. 여기에 더해 이 의장은 미국 실리콘밸리로도 넘어가, 엔비디아 젠슨 황 대표와의 만남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아직 확정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네이버 쪽에서는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라, 실제로 어떤 방식과 규모로 결론이 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AI팩토리 건설 전략 로드맵
AI팩토리 전략 로드맵


같은 날, 조선업과도 손을 잡았습니다

같은 날 네이버클라우드는 HD한국조선해양과 손을 잡았습니다. 조선소에서 배를 설계하고 만드는 과정에 맞춘 전용 클라우드를 함께 만들기로 한 겁니다.

배를 만드는 산업은 나라의 핵심 기술이 걸려 있어서, 설계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키면서도 AI를 활용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두 회사는 GPU 인프라를 활용한 전용 클라우드를 시작으로, 앞으로는 다음 세대 선박을 만드는 데도 AI를 함께 쓸 계획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이 가진 2억 건 넘는 조선·바다 관련 데이터에 네이버의 AI 기술을 더한다는 구상입니다.

이건 앞서 말씀드린 AI 팩토리라는 큰 그림이, 실제로 다른 회사에 돈을 받고 파는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증권가는 여전히 5년 뒤를 밝게 봅니다

IBK투자증권에서도 오늘 네이버에 대한 새 보고서를 냈습니다. '사자' 의견에 목표가는 32만원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어제 종가 기준으로 보면 지금보다 68% 넘게 오를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이 보고서는 두 가지를 함께 이야기합니다. 하나는, 이번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이 기대했던 수준보다는 조금 낮을 것 같다는 전망입니다.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5년 뒤에는 AI 팩토리 사업 하나만으로 20조원 넘는 매출이 새로 생길 거라는 기대입니다. 2027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잡히기 시작해서, 처음엔 이익률이 20% 초반이다가 점점 20%대 후반까지 올라갈 거라는 그림입니다.

다만 짚어둘 부분이 있습니다. 이 보고서의 목표가(32만원)는 최근 6개월 증권사 평균 목표가(32만6,500원)와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리고 이 평균 목표가 자체가 6개월 전(34만6,800원)보다는 낮아진 숫자입니다. 즉 개별 보고서는 밝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증권가 전체 눈높이는 지난 반년 동안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는 것도 함께 봐야 할 부분입니다.

정부도 큰돈을 쓰겠다고 했습니다

지난 16일, 정부는 하반기 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AI 데이터센터를 나라의 핵심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습니다. SK, GS, 네이버 등이 추진하는 총 550조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전기와 부지를 빠르게 마련해주고 인허가도 서둘러 처리해주는 방식으로 돕겠다는 내용입니다.

정부는 또 나라 안에서 가장 뛰어난 AI 모델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밝혔습니다. 다만 이건 네이버를 콕 집어 말한 게 아니라, 우리나라 AI 업계 전체를 향한 이야기였다는 점은 분명히 해두는 게 맞겠습니다. 정부가 네이버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밝힌 건 550조원 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를 지원하겠다는 부분뿐입니다.

오늘을 정리하면

오늘 하루를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시장은 크게 흔들렸지만 네이버는 상대적으로 덜 흔들렸고, 그 사이 네이버는 AI 팩토리라는 큰 계획을 실제로 굴리기 위한 돈줄을 찾아 나섰습니다. 조선업과의 협력은 이 계획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이고, 정부 정책은 이 계획이 계속 국가적으로 힘을 받고 있다는 배경입니다.

물론 아직은 대부분 확정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브룩필드와의 투자 협의도, 5년 뒤 20조원 매출 전망도 모두 앞으로 실제로 이뤄져야 의미가 있는 숫자들입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하나씩 계획대로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라, 앞으로 나올 소식들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최근 주가 하락이 '데이터센터 비용 우려로 인한 과도한 하락' 상태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개인 투자자의 분석이며, 투자 판단의 참고 자료일 뿐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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