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6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를 주재했습니다. 드론, 사이버안보, AI 기반 전투 기술을 가진 기업을 국가 차원에서 키우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2030년까지 기업가치 1조 원 이상 기업 5곳, 매출 1,000억 원 이상 혁신기업 50곳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이 발표가 단순한 정책 구호가 아니라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신호일 수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같은 시기, 미국이 자국의 최고 성능 AI 모델을 다른 나라에 함부로 팔지 못하게 막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앤트로픽의 '미토스5', 오픈AI의 'GPT-5.6'이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극소수 신뢰 파트너에게만 제한적으로 공개되고 있습니다. 즉, 아무리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AI가 생겨나고 있는 겁니다.
이 흐름이 네이버 주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지금부터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미국이 AI를 통제하기 시작했다 — 왜 한국 입장에서 위기이자 기회인가
먼저 간단한 질문 하나를 드리겠습니다.
군사 작전 중에 생성되는 정보, 즉 병력 위치, 무기 현황, 적군 동향 같은 데이터를 미국 회사 서버에 저장해도 될까요?
당연히 안 됩니다. 국방 데이터는 절대로 해외로 나가선 안 됩니다. 군사 기밀이 외국 기업 인프라에 저장된다는 것 자체가 안보 위협입니다.
그러다 보니 군대는 예전부터 '우리 건물 안에서 돌아가는 AI'만 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그 AI를 주로 미국에서 사다 썼습니다.
문제는 미국이 이제 가장 성능 좋은 AI 모델을 수출 통제 목록에 올리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팔아줘도 내일은 못 팔 수 있습니다. 동맹국이라도 예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 땅 안에서 우리 손으로 만들고 운영하는 AI", 즉 **소버린 AI(Sovereign AI)**의 중요성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국방 분야에서는 이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이 조건을 갖춘 기업이 바로 네이버입니다.
네이버클라우드 '국방 전담 조직' 신설 — 팔란티어처럼 되려는 전략
팔란티어(Palantir)라는 미국 기업을 아시나요?
원래 미국 CIA, 국방부에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출발했습니다. 지금은 시가총액이 수백조 원에 달하는 AI 방산 대장주입니다. 정부가 육성하겠다는 'K-팔란티어'의 원조가 바로 이 회사입니다.
네이버는 이 팔란티어의 한국판을 목표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습니다.
이달 초, 네이버의 기술 자회사 네이버클라우드가 국방 전담 AI 조직을 신설했습니다. 그리고 대전에서 열린 '국방산업발전대전(InLEX 2026)'에서 이른바 **'풀스택 국방 AI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풀스택이라는 말이 어렵게 들릴 수 있는데, 쉽게 말하면 **"AI 모델부터 서버, 클라우드, 에이전트까지 전부 우리가 만들어서 군에 통째로 제공하겠다"**는 뜻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자체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군용으로 특화시킨 모델과, 군이 실제로 명령을 내리면 알아서 작동하는 국방 전용 AI 에이전트를 함께 선보였습니다.
여기서 결정적인 강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현재 세계 최대 AI 칩 회사 엔비디아와 'AI 팩토리'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이 말은 군이 필요로 하는 초고성능 AI 연산 인프라를, 미국 서버에 의존하지 않고 한국 땅 안에서 네이버 손으로 직접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미국 AI 통제가 강화될수록, 이 구조의 가치는 올라갑니다.
네이버랩스의 '피지컬 AI' — 말하는 AI를 넘어 움직이는 AI로
사실 군이 필요한 AI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이 아닙니다.
드론이 스스로 날아가 적을 탐지하고, 로봇이 위험한 지형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무인 장갑차가 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움직이는 것, 이것이 진짜 군사 AI의 목표입니다.
이를 **피지컬 AI(Physical AI)**라고 합니다. '말하는 AI'가 아니라 '몸이 있는 AI', 즉 현실 세계에서 직접 움직이고 행동하는 AI를 말합니다.
네이버는 이 분야에서 남다른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바로 네이버랩스입니다.
네이버랩스는 로봇, 자율주행, 3D 공간 매핑 기술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조직입니다. 현실과 똑같은 가상 환경을 컴퓨터 안에 만들어 AI를 훈련시키는 시뮬레이션 기술도 갖추고 있습니다.
군사 드론이나 로봇을 실제 전장에 투입하기 전에, 가상 환경에서 수천 번 훈련시키는 것, 바로 이 영역에서 네이버랩스의 기술이 빛날 수 있습니다.
아직 국방 사업으로 직접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기술적 연결고리는 이미 완성 단계에 가깝습니다. 크래프톤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피지컬 AI 분야 협력에 나선 것도, 게임 시뮬레이션 기술이 군사 훈련과 같은 구조를 갖기 때문입니다. 네이버랩스는 그보다 한층 더 깊은 기반을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결론: 네이버, 포털 주식으로만 보면 저평가다
네이버를 아직도 검색 광고, 쇼핑, 웹툰 회사로만 보고 있다면, 지금 주가는 상당히 저평가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현재 네이버 앞에는 두 개의 거대한 성장 재료가 쌓여 있습니다.
첫째는 사우디아라비아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입니다. 국가 단위의 도시 인프라를 AI로 통째로 운영하는 글로벌 B2G(기업 대 정부) 사업입니다.
둘째가 바로 이번에 다룬 K-국방 AI 시장입니다. 정부가 직접 육성 의지를 밝히고, 미국의 AI 수출 통제라는 구조적 바람까지 등에 업은 분야입니다.
이 두 사업이 실제 매출과 계약으로 가시화되는 순간, 시장은 네이버를 더 이상 포털 회사 기준의 낮은 멀티플로 평가하지 않을 것입니다. AI 인프라 기업, 소버린 AI 플랫폼 기업으로 재평가 받는 순간이 오는 겁니다.
물론 아직은 매출로 잡히지 않은 미래 재료입니다. 투자는 언제나 본인의 판단과 책임 아래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전차와 미사일 다음에는 AI가 전장을 바꾼다는 것, 그리고 그 한국 대표 선수로 네이버가 이미 손을 들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닌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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